내가 쓰는 글은 문학적인 글은 아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한 글, 어떤 행사나 상황을 취재한 글.
그런 글이다.
글을 쓸 때 늘 막히는 건 언제나 첫 줄이다.
첫 줄, 첫 단어... 때로는 수첩을 여는 그 순간이 두려워서
밤을 새기도 했다. 밤새 잠도 못 자고 끙끙거리며 첫 줄이 안 써져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내기도 했다.
첫 줄이 어려운 이유는
글의 전체 흐름을 좌우하고,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첫 줄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글 자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 글이 세상에 나가서 누군가에게 보여질 때
욕을 먹을까봐, "머 글이 이 따위야"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그게 너무 두렵다.
최소한 그 글과 관련된 당사자는 볼 것 아닌가.
그리고 인터뷰는 누군가의 삶과 삶의 일부를 정리해야 하는데
내가 어쩌자고 타인의 그런 소중한 부분을 정리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그런 두려움이다.
첫줄의 어려움과 관련해서 많은 글들을 찾아봤다.
말하는대로 써봐라. 일단 써봐라. 쓰고나서 수정하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등등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들이었지만
또 다시 글을 써야하는 순간이 오면
나의 선택은 "나중에...."다.
그러다 마감이 코 앞에 오면 허둥지둥 쓰고...
글은 또 맘에 안 들고 자책하고.
지겨운 반복이다.
용기가 필요한건가?
글 공부가 필요한건가?
지금도 누군가의 인터뷰를 쓰려다
두려움에 여기와서 주절거린다.
주절거렸으니
이제 써야지.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에 대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 종일 글쓰고 들어와서 또 글을 (0) | 2020.03.22 |
---|---|
글쓰기의 순서 (0) | 2019.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