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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에 대한 생각

첫 줄의 어려움

내가 쓰는 글은 문학적인 글은 아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한 글, 어떤 행사나 상황을 취재한 글.

그런 글이다. 

 

글을 쓸 때 늘 막히는 건 언제나 첫 줄이다. 

첫 줄, 첫 단어... 때로는 수첩을 여는 그 순간이 두려워서

밤을 새기도 했다. 밤새 잠도 못 자고 끙끙거리며 첫 줄이 안 써져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내기도 했다. 

 

첫 줄이 어려운 이유는

글의 전체 흐름을 좌우하고,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첫 줄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글 자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 글이 세상에 나가서 누군가에게 보여질 때

욕을 먹을까봐, "머 글이 이 따위야"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그게 너무 두렵다. 

최소한 그 글과 관련된 당사자는 볼 것 아닌가. 

그리고 인터뷰는 누군가의 삶과 삶의 일부를 정리해야 하는데

내가 어쩌자고 타인의 그런 소중한 부분을 정리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그런 두려움이다. 

 

첫줄의 어려움과 관련해서 많은 글들을 찾아봤다.

말하는대로 써봐라. 일단 써봐라. 쓰고나서 수정하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등등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들이었지만

또 다시 글을 써야하는 순간이 오면

나의 선택은 "나중에...."다.

그러다 마감이 코 앞에 오면 허둥지둥 쓰고...

글은 또 맘에 안 들고 자책하고.

지겨운 반복이다. 

 

용기가 필요한건가?

글 공부가 필요한건가?

 

지금도 누군가의 인터뷰를 쓰려다

두려움에 여기와서 주절거린다.

 

주절거렸으니

이제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