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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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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글쓰고 들어와서 또 글을 마감 날이라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글만 쓰다 왔다. 물론 교정도 보고, 사진도 고르고 그랬지만. 그리고는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글을 쓰는 일이다. 누가 쓰라고해서 쓴 글 말고, 남의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 내 글을 쓰고 싶다. 근데 또 막상 쓰려니... 졸리고, 피곤하고, 뭘 써야할지 막막하다. 글로 쌓인 스트레스도 글로 풀어야 하나 보다.
첫 줄의 어려움 내가 쓰는 글은 문학적인 글은 아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한 글, 어떤 행사나 상황을 취재한 글. 그런 글이다. 글을 쓸 때 늘 막히는 건 언제나 첫 줄이다. 첫 줄, 첫 단어... 때로는 수첩을 여는 그 순간이 두려워서 밤을 새기도 했다. 밤새 잠도 못 자고 끙끙거리며 첫 줄이 안 써져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내기도 했다. 첫 줄이 어려운 이유는 글의 전체 흐름을 좌우하고,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첫 줄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글 자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 글이 세상에 나가서 누군가에게 보여질 때 욕을 먹을까봐, "머 글이 이 따위야"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그게 너무 두렵다. 최소한 그 글과 관련된 당사자는 볼 것 아닌가. 그리고 인터뷰는 누군가의 삶과 삶의 일부를 정리해..
글쓰기의 순서 글을 쓰기 전에 글의 주제를 생각하고, 주제를 연결할 수 있는 뼈대를 잘 세워야 한다....는 식의 글쓰기의 순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먹고살기 위한 글과 쓰고 싶은 글에 대한 이야기다. 글을 쓰며 먹고 산다. 그렇다고 작가는 아니다. 어쩌다보니 그리 되었다. 먹고 살기 위한 글들이 있고, 살기 위해 쓰고 싶은 글들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한 글은 써야하는 마감이 있고, 쓰기 싫어도 써야 한다. 그래야 입금된다. 살기 위해 쓰고 싶은 글들은 그래서 언제나 뒷전이다. 이것만 쓰고 남는 시간에, 이것만 더 하고 남는 시간에... 그런데 당췌 그 남는 시간은 찾아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먹고 사는 글을 좀 줄이고, 살기 위한 글을 쓸 시간을 확보해야 하나. 지금도 그리 넉넉하진 않은데 더 줄이면 너무 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