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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계절의 변화를 전하는 의왕시 내손2동 은행나무

내손2동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은행나무가 유난히 많다는 것입니다. 혹시 의왕시를 상징하는 나무가 은행나무인가 싶어서 찾아봤지만 아니더군요. 의왕시청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의왕시를 상징하는 나무는 느티나무였습니다. 


은행나무야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어디를 가나 쉽게 볼 수 있으니 가로수로 쓰이나보다 하면서 별 문제 없이 살고 있습니다. 아~ 한가지 문제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가을에 후두둑 떨어진 은행에서 풍기는 냄새가 ㅠㅠ 




가을이면 사진 속 인도가 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으로 가득합니다. 은행을 피해서 걷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은행을 밟고 집안에 들어서면 그 냄새가 정말 고약합니다. 


그래도 가을이면 노오란 빛을 발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지금은 잎이 다 지고, 사진처럼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햇살이 좋은 한낮이면 노오란 은행잎과 햇살이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언젠가는 경기도 북쪽 어딘가 제법 유명하다는 단풍 명소를 다녀왔는데, 사람만 많고 생각보다 별로더군요. 오히려 다음 날 오후, 집앞 가로수길에서 마주한 내손2동의 은행나무 단풍이 일품이었습니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긴 합니다^^ 



사진을 예쁘게 찍지 못 해서 원하는 만큼 표현되지 못 했지만, 

살짝 이런 느낌입니다.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에 노오란 은행잎이 가지런히 줄을 서 있고, 

그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날이면, 

두 다리는 자동으로 은행나무 아래에 멈추게 됩니다. 





한 참 은행잎이 노오랗게 물들었을 때 사진입니다. 

인도를 가득 덮은 은행잎이 가을이 절정이라고 말해줍니다.  

날이 좋을 때면 길을 가던 주민들이 

은행나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은행 잎이 가득 쌓인 인도를 걸을 때면, 겨울철 흰눈이 쌓인

길을 걸을 때처럼 설레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집 근처 내손초등학교 앞입니다.

날이 좀 맑던 어느 날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니 가을 단풍이 들기 전인 것 같습니다. 

은행잎이 아직 푸르스름한 기운을 갖고 있네요. 

의왕시 내손2동 은행나무들은 이처럼 

가을은 가을대로, 여름엔 여름대로 

사시사철 그 멋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왕시 내손2동은 가로수 뿐만 아니라 

동네 곳곳에도 은행나무가 제법 많습니다. 

아파트단지 건너편이 주택가인데요, 

주택가를 걷다보면 주택과 주택 사이, 

건물 1층에서 은행나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은행나무들은 키가 건물 3~4층 높이쯤 되어서 

옥상에 올라가면 나무의 머리를 쓰다듬어 볼 수도 있습니다^^ 
























여름에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내손2동 은행나무들은 여름이면 이렇게 연한 녹색을 가득 머금고 내손2동을 지킵니다. 

길을 가는 주민들에게 그늘도 만들어주고, 나뭇가지를 살랑살랑 흔들어 인사도 해주면서 말이지요. 




           


각 계절마다 그 계절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들이 있습니다. 봄이면 개나리와 벚꽃, 여름이면 매미, 가을이면 코스모스, 겨울이면 첫눈. 


그런데 의왕시 내손2동에 살면 사계절 내내 은행나무가 계절의 전령사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은행나무의 변화를 보고 있으면 '아~ 다시 한 계절이 지났구나'를 느끼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봄에 새순이 올라오는 은행나무를 보고 있으면 뭔가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도전 의식이 생기고, 여름에 덥고 지칠 때면 녹색이 가득한 은행나무를 보면서 한 숨 돌리게 됩니다. 가을이면 노오란 단풍을 보며 여유를 갖게 되고, 겨울의 앙상한 가지는 다시 봄이 올 때까지 잘 준비하면서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은행나무가 스승인 셈입니다. 


내손2동 은행나무는 지금 모든 옷을 벗고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잘 보내면 다시 봄날에 예쁜 새순들을 틔우겠지요. 저도 내년 봄이 올 때까지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어도 은행나무들을 보면서 힘을내야겠습니다. 언제나 말없이 든든하게 서 있는 은행나무들처럼 주변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