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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손2동 유채꽃은 이웃에 대한 관심을 꽃피게 한다


내손2동 유채꽃밭입니다. 아파트와 주택가 가운데 꽃밭이 조성되니 동네 분위기도 환해지는 듯 합니다. 



봄날의 꽃을 좋아하세요?


꽃에 무관심한 분들도 한 번 쯤 꽃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 바로 봄날입니다. 특히, 의왕시에는 봄이 되면 여기저기 유채꽃이 만발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의왕시는 도시 전체 3개 지역에 유채꽃 단지를 조성하고 봄이 되면 시민들이 꽃과 함께 편안한 휴식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고천동 시청 아름채 노인복지관 앞에 있고요, 다른 하나는 오전동 모락고등학교 앞 꽃길 공원에 있습니다. 



▲ 내손2동 유채꽃밭은 여기쯤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우리 동네인 내손2동에 있습니다. 


의왕시의 지형이 옆으로 긴 형태를 하고 있어 한 곳에 조성할 경우 양 끝 지역에 사는 분들이 함께 즐기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3개 지역에 나눠서 조성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고천동 아름채 복지관 앞은 예전부터 봄이면 유채꽃을 심어 많은 분들이 즐겨찾던 곳입니다. 오전동 꽃길 공원도 유채꽃 뿐만 아니라 여러꽃을 심고, 꽃길 공원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 좋습니다. 유채꽃이 지고나면 양귀비꽃을 심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내손2동 유채꽃밭은 포일자이아파트와 대림e편한세상 사이 공터에 조성돼 있습니다. 



내손2동의 유채꽃밭은 이 중에서 가장 늦게 조성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년에는 코스모스를 심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유채꽃을 심었더군요. 위치는 포일 자이아파트와 대림 e편한 세상 4단지 사이의 공터입니다. 내손2동 사시면 오며가며 한 번쯤 보셨을 잘 아는 곳이죠? ^^  


의왕시청 홈페이지에 있는 보도자료를 보니 2007년부터 일시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땅이나, 국공유지에 불법으로 경작되는 땅에 꽃밭을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꽃이 없었다면, 누군가 여기에 텃밭을 가꿨을 것이라는 건데... 도심에서 텃밭을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하지만 꽃밭을 조성해서라도 텃밭을 막은 것을 보면 텃밭이 조성되어 있으면 국공유지라고 하더라도 나중에 토지 활용 계획이 수립되면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 아닐까 추측되네요. 



▲ 꽃밭 가운데로 조성된 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좌우로 펼쳐진 유채꽃을 보며 소중한 사람과 걸을 때의 기분이 제법 괜찮습니다^^



뭐, 암튼... 


저는 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집 가까운 곳에 유채꽃밭이 조성됐다니 한 번 가보고 싶더군요. 그래서 봄날의 어느 주말, 아내와 함께 설렁설렁 걸어서 가봤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나오셔서 사진을 찍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꽃 밭을 가로질러 갈 수 있도록 꽃밭 가운데에 길이 조성돼 있었습니다. 좌우로 노오란 유채꽃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꼭 제주도에 온 것 같았습니다. 



▲ 유채꽃밭을 훼손하지 않고, 꽃과 좀더 가까운 곳에서 사진을 찍거나 유채꽃을 감상하라고 만든 것 같습니다. 




"우리도 여기서 사진 찍을까?"


아내의 말을 듣고 살펴보니, 유채꽃밭 산책로 중간에 나름의 포토존(?)도 조성돼 있었습니다. 유채꽃의 노오란 빛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렇게 유채꽃을 보며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다가 문득 새로운 것에 눈길이 갔습니다. 유채꽃 만큼이나 아름다운 이웃들의 표정이었습니다. 



▲ 이웃들의 표정을 찍고 싶었지만, 혹여 불쾌하실까 싶어 마침 날아가던 새를 찍어보았습니다. 

촬영 실력이 낮아서 새들이 잘 보이나 모르겠네요. 



함께 손을 잡고 꽃길을 거니는 노부부, 유모차를 끌고 산채을 즐기는 아기 엄마, 아이들과 함께 사진 찍기에 바쁜 젊은 부부, 꽃길을 뛰고 또 뛰면서도 연신 싱글벙글인 아이들…모두의 얼굴에는 유채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웃음꽃이 활짝이었습니다. 


이 곳에 오신 분들은 대부분 내손2동에 사는 분들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손2동에 살면서 동네 어딘가에서 한 번쯤은 마주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그냥 지나쳤을 뿐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이라는 생각을 가져보지 못 했던 '낯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동네에 유채꽃밭이 조성되고, 아름다운 꽃으로 마음이 여유로워지면서 이웃들을 얼굴을 유심히 보게 된 것입니다. 바쁘게 길을 오갈 때는 '낯선' 사람으로 보이던 분들이 이 곳에서는 '어디서 본 것 같은', '괜히 말을 걸어보고 싶은' .... '이웃'이 되어 있었습니다. 




▲ 아파트와 주택가 사이에 있는 유채꽃밭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이 땅의 활용 계획이 생기면 더 이상 유채꽃은 못 보겠죠?




동네 이웃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기자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드시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나 행사, 축제가 없어도 일상에서 이렇게 이웃을 느끼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면 동네에 있는 식당, 도서관, 주민센터, 카페, 마트 등 모든 곳이 이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네요. 단지, 그것을 오늘 유채꽃을 보고 뒤늦게서야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 


오늘, 전 그렇게 우연히 만난 꽃밭에서 봄날의 휴식과 함께 '우리 이웃'들도 만났습니다. 비록, 유채꽃만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을 뿐, 아무에게도 말을 걸어보지는 못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손2동 어디를 가더라도 '이 분도 유채꽃 보러 오셨던 분일까?'라는 생각에 이웃에 조금 더 관심이 생길 것만 같습니다. ^^